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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데뷔 10주년, 팬카페에 띄운 감사 편지

임영웅이 강아지를 안아 올리며 환하게 웃는 모습
임영웅, 물고기뮤직

가수 임영웅이 데뷔 10주년이던 지난 8일 오후 공식 팬카페 ‘영웅시대’(팬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 ‘10주년을 맞이하며’라는 제목의 긴 글을 올렸다. 2016년 8월 8일 싱글 ‘미워요’로 데뷔한 그는 CD 몇 장으로 시작한 첫날과, 아무도 이름을 모르던 시절 곁을 지킨 스무 명 남짓의 팬을 한 사람씩 떠올렸다.

2016년 8월 8일, CD 몇 장으로 시작한 날

10년 전 그날에는 거창한 무대도, 화려한 홍보도, TV 방송도 없었다. 임영웅은 편지에서 “그저 한두 곡을 발표하고 CD 몇 장을 뽑아내는 것, 그게 저의 시작이었다”고 썼다. 스스로를 준비된 가수라 부르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겼고, 데뷔라는 말은 자기보다 훨씬 단단히 준비된 사람들이 꺼내는 단어라고 믿었기에 그날은 큰 의미를 두지 못한 하루였다고 돌아봤다. 첫 무대도 동경하던 가수들이 서던 무대가 아니라 아무도 모를 법한 작은 방송이었다고 했다.

그래도 붙든 문장이 하나 있었다. ‘난 언젠가 최고의 가수가 될 거야.’ 그 한 문장을 주문처럼 외우며 매일 자신과 싸웠다는 것이 임영웅의 회고다. 데뷔곡 ‘미워요’의 음원 영상은 같은 달 22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갔다. 그 영상은 9년 7개월이 지난 올해 3월 조회수 1,000만을 넘겼다. 채널에서 104번째로 1,000만을 넘은 영상이 하필 첫 노래였다.

두 시간 일찍 와 풍선을 불던 스무 명

편지의 가운데는 가수가 아니라 팬 이야기다. 임영웅은 동료들이 ‘마이너 바닥’이라 부르던 곳에서 한 곡을 알리려 10년을 매달리는 사람들, 무보수로 전국을 도는 사람들 사이 어딘가에서 앞서 걷는 선배들의 뒷모습을 보며 조금씩 걸었다고 했다. ‘아침마당’에 나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던 때였다.

그때 곁에 있던 것이 “일당백을 해주시던 20여 명의 팬분들”이었다. 카페 회원은 이삼백 명이었지만 늘 함께 뛰어준 사람은 열댓에서 스무 명 남짓이었다고 그는 기억했다. 어디를 가든 “두 시간이나 일찍 도착해서 현수막을 걸어주시고, 풍선 100여 개를 직접 입으로 불어 나눠주시며”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이름을 목이 쉬도록 외쳐 준 사람들. 뜨거운 공기 속에서 땀을 흘리고 차가운 바닥에서 손이 시리도록 풍선을 불던 그 숨결을 두고 임영웅은 “그 숨결 하나하나가 사실은 저를 여기까지 데려온 바람이었다”고 썼다.

10년 뒤, 한 분 한 분이 무대이고 이유이고 오늘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 시즌1에서 진(眞)에 오르며 지금의 자리에 왔다. 편지는 알아봐 준 것을 넘어 자신을 선택해 줘서 고맙다는 말로 이어진다. 세상에 좋은 노래와 멋진 가수가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자기 이름을 불러 주고 무대를 기다려 주는 마음이 얼마나 큰 용기이자 사랑인지 매일 실감한다고 했다. 바쁜 하루 끝에 노래를 틀어 주는 사람, 공연장에서 이름을 외쳐 주는 사람, 그리고 그 글을 끝까지 읽어 준 사람까지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저에겐 다 무대이고, 이유이고, 오늘”이라는 문장이 그 뒤에 온다.

10년 전의 주문은 자기 다짐이 아니라 팬들이 미리 걸어 준 약속이었나 보다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곁에서 노래하는 사람으로 남겠다고 편지는 끝난다. 같은 날 공식 SNS에는 케이크를 든 사진과 함께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건행”(건강과 행복을 줄인 팬덤 인사말)이라는 짧은 인사가 올라왔다.

풍선을 불던 자리에서 경기장 객석까지

영웅시대에게 이 편지는 10년의 앞뒤를 한 번에 보게 하는 글이다. 풍선을 불던 열댓 명의 자리에 지금은 경기장 객석을 채우는 팬들이 있다. 실제로 9월 4일부터 사흘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IM HERO - THE STADIUM 2’가 열렸고, 이 무대에서 스페셜 앨범 ‘IM HERO 10’ 전곡이 처음 공개됐다(2026년 9월 기준). 편지가 말하는 것은 크기의 변화가 아니라 그 사이에 한 번도 끊기지 않은 마음이다. 데뷔곡 ‘미워요’의 음원 영상은 아래 공식 채널에서 지금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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