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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호 '남자는 말합니다', 무명을 걷어낸 노래

장민호 '남자는 말합니다', 무명을 걷어낸 노래
장민호, 호엔터테인먼트

무대에서 가수 장민호가 ‘남자는 말합니다’를 부르면, 객석은 이 곡이 나온 지 10년이 넘었다는 사실을 잊은 듯 따라 부른다. 이 노래는 그가 두 번째로 시작한 가수 인생에서 처음으로 얻은 대표곡이다. 한 사람이 두 번 데뷔하고, 두 번째 데뷔에서도 17년을 기다려야 했던 사연이 이 곡 하나에 담겨 있다.

1997년과 2011년, 두 번의 시작

장민호는 1977년 9월 11일 인천에서 태어났다. 첫 데뷔는 트로트가 아니었다. 1997년 4인조 보이그룹 유비스의 메인보컬로 가요계에 들어섰지만, 유비스는 1998년 2집을 낸 뒤 해체됐다. 꽃미남이 우대받던 당시 아이돌 시장에서 강렬한 이미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룹이 사라진 뒤에도 그는 무대를 완전히 떠나지 않고 여러 활동을 거쳤고, 2011년 트로트 전향을 선언하며 ‘사랑해 누나’를 내고 트로트 가수로 다시 출발했다. 아이돌에서 트로트로, 첫 데뷔로부터 14년 만의 방향 전환이었다.

스스로 붙인 별명, ‘트로트계의 BTS’

전향 이후에도 이름을 알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1997년 데뷔 이후 약 17년간 이어진 무명 생활 동안 그는 스스로에게 ‘트로트계의 BTS’라는 별명을 붙여 홍보에 나섰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던 별명을 자신이 먼저 만들어 붙인 셈이었다. 크지 않은 무대라도 마다하지 않고 서면서, 그는 언젠가 이 별명이 어울리는 순간이 오기를 기다렸다. 아이돌 시장에서도, 초기 트로트 무대에서도 곧바로 주목받지 못했던 그에게는 이름을 먼저 만들고 실력으로 그 이름값을 채워야 하는 시간이 길게 이어졌다.

2013년 5월, ‘남자는 말합니다’

트로트로 전향한 지 2년째인 2013년 5월 16일, 장민호는 첫 미니앨범을 내고 타이틀곡 ‘남자는 말합니다’를 선보였다. “여행 갑시다 나의 여자여”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윤명선이 가사를 쓰고 양주가 곡을 만들었으며, 한결같이 곁을 지켜 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남자의 마음을 담았다. 발표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무명 가수가 낸 노래 한 곡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이 곡은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그를 설명하는 노래로 자리 잡았다.

2020년, 다시 조명받은 무명의 시간

2020년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 도전한 장민호는 3월 14일 특별 생방송으로 발표된 최종 결과에서 6위에 올랐다. 진 임영웅, 선 영탁, 미 이찬원에 이어 김호중·정동원 다음 자리였다. 톱7 안에 들며 그는 오래전 낸 ‘남자는 말합니다’를 다시 무대에 세웠고, 두 번째 데뷔 이후 쌓아온 시간이 새 얼굴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방송 이후에도 그는 각종 무대와 행사에서 ‘남자는 말합니다’를 앞세워 활동을 이어갔다. 17년간 무명으로 지내며 스스로 붙인 별명이 비로소 겸연쩍지 않게 된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유비스로 시작해 트로트로 돌아오기까지, 그리고 그 사이 묵묵히 부르던 노래가 뒤늦게 조명받기까지—‘남자는 말합니다’에는 장민호가 두 번 시작해야 했던 무명의 궤적이 담겨 있다.

보이그룹으로 시작해 트로트로 돌아오고, 그 사이 17년을 스스로 붙인 별명 하나로 버텨야 했던 가수에게 ‘남자는 말합니다’는 그저 히트곡이 아니라 두 번째 데뷔가 마침내 인정받은 증거였다.

‘남자는 말합니다’를 부르는 무대 영상은 아래 공식 채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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