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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진, 장구를 내려놓고 다시 선 무대

박서진의 모습 — 화보 촬영장
박서진, 장구의신 엔터테인먼트

가수 박서진에게는 오랫동안 ‘장구의 신’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2018년 히트곡 ‘밀어밀어’ 무대에서 장구를 두드리며 노래하는 모습이 그를 전국구 스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3년 어느 무대에서 그는 장구를 내려놓았다.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 준 상징을 스스로 내려놓는다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었지만, 그 선택 하나가 이후 그의 길을 바꿔놓았다.

2018년, 장구가 만든 스타

박서진은 2013년 싱글 ‘꿈’으로 데뷔했다. 무명 시절 그를 처음 알린 것은 KBS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 코너였다. 그는 이 코너에서 5연승을 거두고 왕중왕전까지 오르며 방송 무대에 이름을 남겼다. 이어 2018년 낸 ‘밀어밀어’가 대중적인 히트로 이어졌다. 흥겨운 리듬에 장구 연주를 얹은 무대는 전국 각지 행사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장구의 신’이라는 별명이 이때 굳어졌다. 장구는 그의 무대를 다른 트로트 가수와 구분 짓는 상징이 됐다.

2023년, 장구 없이 선 데스매치

그 상징이 발목을 잡은 순간도 있었다. 2023년 2월 2일 방송된 ‘미스터트롯2’ 1대1 데스매치에서 박서진은 안성훈과 맞붙었다. 이 무대에서 그는 장구 없이 노래로만 승부를 봤지만 13대2로 패해 탈락했다. 심사위원 장윤정은 “박서진이 자신을 보여주려는 도구로 장구를 선택했는데, 그게 발목을 잡는 도구가 됐다”고 평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그가 준결승에서 무너진 결과였다.

탈락 직후 박서진의 소감은 담담했다. 그는 “경연을 준비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미스터트롯2가 새로운 출발지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최종 톱7에는 들지 못하며 우승 후보라는 수식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장구를 뺀 무대에서 부족함을 직접 확인한 경험이, 그에게는 오히려 다음 단계로 가는 다리였던 셈이다.

2025년, 장구 없이도 가왕

2년 뒤인 2025년 2월 25일, 박서진은 MBN ‘현역가왕2’ 결승에서 5000점 만점에 4574점을 받아 최종 1위에 올라 제2대 현역가왕이 됐다. 2위 진해성을 제치고 오른 정상이었다. 미스터트롯2 준결승에서 무너진 지 2년 만에, 이번에는 결과로 증명한 셈이다. ‘장구의 신’이라는 별명으로 시작한 그가, 장구 없이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목소리 하나로 보여준 순간이었다.

부모님께 걸려온 영상통화

우승 직후 그는 “처음 1등을 한 것이라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며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나가야 할지 고민을 해봐야 할 거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화려한 소감보다 앞으로를 걱정하는 말이 먼저 나온 셈이다. 가장 먼저 연결한 것은 부모님과의 영상통화였다. 부모님은 “이제 네가 정말 성공한 모습을 보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고, 박서진은 “부모님께서 더 기뻐할 수 있는 무대를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장구의 신’으로 시작해 장구 없는 무대에서 좌절하고, 노래 자체로 인정받기까지—박서진의 지난 몇 년은 한 악기를 내려놓는 과정이기도 했다. 2018년 장구가 그를 세상에 알렸다면, 2023년의 좌절은 그가 무엇으로 다시 설 수 있는지를 스스로 묻게 했고, 2025년의 우승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밀어밀어’ 무대 영상은 아래 공식 채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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