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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운도 '잃어버린 30년', 하루 만에 히트한 데뷔곡

노래잃어버린 30년 · 설운도 (1983)
작사·작곡작사 박건호 · 작곡 남국인
앨범설운도 골든 1집

바로 듣기설운도 · 잃어버린 30년

설운도가 KBS '가요무대' 무대에서 안경을 쓰고 눈을 뜬 채 흥겹게 노래하는 모습
설운도, KBS '가요무대' 방송 화면

1983년, 한 방송사의 특별생방송 스튜디오. 헤어진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사연이 밤낮없이 이어지던 그 화면 앞에서, 신인 가수 한 명이 노래 한 곡을 불렀다. 설운도의 데뷔곡 ‘잃어버린 30년’이다. 이 노래는 방송 하루 만에 전국을 울렸다.

하룻밤 만에 다시 쓴 노랫말

원래 이 곡은 작곡가 남국인이 만든 ‘아버지께’라는 노래였다. 그런데 KBS가 이산가족 상봉 생방송을 시작하자, 설운도의 매니저 안태섭이 작사가 박건호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저 화면을 주제로 가사를 하나 써 달라”고 부탁했다. 박건호는 그날 밤을 새워 가사를 고쳤고, 다음 날 아침 7시께 새 노랫말이 완성됐다. 헤어진 가족을 그리는 내용으로 다시 태어난 노래는, 녹음을 마치고 방송을 타자마자 큰 반응을 얻었다.

신호가 오면 마이크 앞으로

설운도는 방송이 이어지는 동안 방송국에서 지냈다. 스튜디오 가까이에서 기다리다 신호가 오면 노래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원봉사자들을 도왔다. 의자에서 쪽잠을 자며 하루에 많게는 열 번 가까이 이 곡을 불렀고, 방송이 끝날 때까지 수백 번도 넘게 불렀다고 그는 돌아봤다. 이 곡은 가장 짧은 기간에 히트한 노래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453시간 45분, 세계 최장 생방송

‘잃어버린 30년’이 태어난 무대,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1983년 6월 30일 밤에 시작해 11월 14일 새벽까지 138일 동안 이어졌다. 453시간 45분을 138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3시간 17분 남짓이다.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연속 생방송이었고, 이 방송을 통해 1만 명이 넘는 이산가족이 헤어졌던 가족을 다시 만났다. 신인이던 설운도는 이 노래 하나로 하루 만에 얼굴이 알려진 가수가 됐다.

2015년 10월에는 이 방송의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비디오 원본 테이프 463개와 담당 PD의 업무 수첩, 이산가족이 손으로 쓴 신청서, 큐시트, 기념음반, 사진 등 2만 522건이 한 묶음이다. 방송이 끝나고 30년 넘게 지난 뒤의 일이다. 등재 대상에 든 기념음반의 제목이 바로 ‘잃어버린 30년’이었으니, 이 노래는 방송을 대표하는 기록으로 함께 남은 셈이다.

노래가 걸어온 날짜

날짜있었던 일
1983년 6월 30일 밤‘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특별생방송 시작
1983년 7월 1일 아침박건호가 새 노랫말을 완성
1983년 11월 14일 새벽138일, 453시간 45분 만에 방송 종료
2015년 10월방송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2023년 6월 5일KBS ‘가요무대’에서 설운도가 이 곡을 부름
2025년 6월 2일KBS ‘가요무대’에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름

지금도 불리는 노래

‘잃어버린 30년’은 지금도 KBS ‘가요무대’ 같은 무대에서 꾸준히 다시 불린다. 1983년에 방송에서 태어난 노래가 2023년과 2025년 6월에도 같은 방송사의 무대에서 울렸고, 그 두 번의 무대는 KBS 공식 영상으로 남아 있다. 방송에서 태어나 방송에서 계속 이어지는 노래인 셈이다.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특정한 시대의 아픔에서 나온 노래지만, 가족을 그리는 마음이라는 보편적인 정서 덕분에 세대를 넘어 들린다. 노래 한 곡이 하룻밤 사이에 만들어져 다음 날 방송을 탔다는 사실은, 이 곡이 그 시절의 공기를 얼마나 빠르게 담아냈는지를 보여 준다. 신인 가수였던 설운도는 이 노래 하나로 얼굴을 알렸고, 이후 오랜 세월 트로트 무대를 지켜 온 가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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