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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원 '여백', 소년에서 마스터가 되기까지

정동원 '여백', 소년에서 마스터가 되기까지
정동원,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2020년 ‘미스터트롯’ 결승 무대, 열네 살 가수 정동원이 부른 노래는 ‘여백’이었다. 앳된 얼굴로 애절한 발라드 트로트를 소화해 낸 그 무대는 그를 최종 5위에 올려놓았다. 4년 뒤, 정동원은 같은 프로그램의 후속 시즌에서 마스터 자리에 앉아 다른 참가자가 부르는 ‘여백’을 심사했다. 참가자로 부르던 노래를 심사자로 다시 만난 셈이니, 한 곡이 그의 성장을 비추는 거울이 된 셈이다.

2020년 3월, 열네 살의 겸손

정동원은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 출연했다. 3월 12일 결승전이 열렸지만 실시간 문자투표가 773만 건 넘게 몰리며 집계가 지연됐고, 방송사는 최종 결과 발표를 이틀 뒤인 3월 14일 특별 생방송으로 미뤘다. 그렇게 발표된 최종 순위에서 정동원은 5위에 올랐다. 진 임영웅, 선 영탁, 미 이찬원, 4위 김호중에 이은 자리였다.

결과 발표 후 그는 “우승 안 하고 싶었다. 이제 트로트를 시작한 지 2년 됐다. 그런데 형들은 20년, 30년 길게 했다. 그런데 내가 진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 톱7 안에 든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순위 그 자체보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스스로 가늠하는 말이었다. 열네 살이 하기엔 쉽지 않은, 나이답지 않게 단단한 겸손이었다.

‘여백’, 소년이 부른 노래

‘여백’은 그가 결승 무대에서 부른 곡으로, ‘내일은 미스터트롯 결승전 베스트’ 음반에 함께 수록됐다. 작사·작곡은 베테랑 작곡가 김종환이 맡았다. 어른의 이별과 그리움을 담은 발라드 트로트를 열네 살 소년이 소화해 낸 무대라는 점에서, 이 곡은 나이와 노래 사이의 거리를 오히려 존재감으로 바꾼 무대로 남았다. 방송 경연이라는 낯선 무대 위에서, 아직 앳된 목소리로 어른의 감정을 표현해야 했던 그 순간이 정동원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장면 중 하나였다. 이후 ‘여백’은 정동원을 상징하는 무대 중 하나가 됐고, 그가 참여한 미스터트롯 콘서트에서도 꾸준히 다시 불렸다.

2024년, 마스터의 자리에서

2024년 12월 26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3’에서 정동원은 마스터(심사위원)로 참여했다. 4년 전 자신이 참가자로 앉았던 무대에 이번에는 심사석에서 앉은 것이다. 참가자 문태준이 다름 아닌 ‘여백’을 부르자 정동원은 “일단 들으면서 되게 호흡이 잘 잡혀 계신다는 걸 느꼈다”, “기본적으로 소리 톤이나 호흡도 잡혀 계신 것 같아서 다음 무대를 기대하면서 눌렀다”고 평했다. 한때 자신이 떨리는 마음으로 불렀던 노래를, 이제는 심사하는 자리에서 듣게 된 것이다.

소년이 부르던 노래가 후배의 무대로 이어지는 동안, 정동원 자신도 참가자에서 심사자로 자리를 옮겼다. 열네 살에 “톱7 안에 든 것으로 만족한다”던 소년은, 노래 한 곡을 사이에 두고 후배의 무대를 지켜보는 자리까지 왔다. 마스터로서 그가 후배에게 건넨 말은 화려한 칭찬이 아니라 호흡과 소리 톤을 짚어 주는 담담한 조언이었다. 한때 같은 무대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노래하던 소년이, 이제는 그 떨림을 알아보는 사람이 된 셈이다.

참가자로 시작해 마스터로 앉기까지 걸린 시간은 4년. 열네 살 소년이 열일곱 살 청소년이 되는 동안, ‘여백’ 한 곡은 그가 어디서 출발해 어디로 왔는지를 계속 확인시켜 준 기준점이었다.

‘여백’을 포함한 무대 영상은 아래 공식 채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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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일보 꼬꼬무